흐린 날

자본도 월급도 못 되었던
내 시간들은 다 어디로 가고
나도 아닌 나를 누군가 흔든다
나는 내가 아닌데 누군가 나를 흔든다
조용히 흔들린다 내가 누구냐고 물으면서

만월이 초승달을 낳니,
초등달이 만월을 낳니

차고 기우는 것, 그게
차다가 기우는 건 아닌데

만월이 초승달을 낳니,
초승달이 만월을 낳니

천장에서 비 새는 듯한 흐린 날
어디선가 보이지 않는 초승달이
보이지 않는 만월을 또 낳기도 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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