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 II



인간의 눈과 코는 앞쪽을 향해 있는데
귀는 옆을 향해 있다는 - 겉귀가 앞쪽으로
방향을 약간 들고 있기는 하지만 - 사실을
주목해보았는가? 그리하여 인간은
자기 앞쪽을 바라보면서 좌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남들의 쑥덕공론은 결코
정면으로 얼굴을 드러내놓고 오는 것이 아니라
옆쪽의 빗댄 소문이나 지방방송으로 웅성대기
때문이다. 어떤 동물들의 생김새는 그와
반대다. 눈이 약쪽 옆에 달려 있고
귀는 전방을 향한다.

그러니까 아주 얌전한 듯한 이 처녀는
겉으로 눈앞의 아름다운 바다에만
마음을 쏟고 있는 것 같지만 청년이 건네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도킹, 즉 부두에 배 대기, 뱃전에
접근하기 - 어원 그대로 - 는 그러니까
옆에서 옆을 갖다 대는 측면
접근이다. 청년은 뭐라고 말하는
것일까? 처녀와 떨어져 있는
거리가 상당한 것으로 미루어보아
그다지 위태로운 내용은 아무것도 없는 듯.
어쩌면 남자와 여자가 다 같이 응시하는.
그래서 그들을 한데 맺어주는
저 아름다운 바다의 정경에 대하여
말하고 있겠지. 잠시 후면 그 거리도
좁혀지겠지. 아마 접촉도
이루어지겠지. 우리와 당신과
나에 대하여 말하게 되겠지. 아니.
심지어 둘다 입 다물고 말이 없겠지.
가장 은밀한 이심전심인 그 침묵.


Vues de dos
by Michel Tournier & Edouard Boubat

댓글 없음:

댓글 쓰기